EF 클래식 컬렉션

유럽에서 진행되는 위대한 원데이 레이스를 향한 라파의 사랑으로 들여다보면 플랜더스에 감도는 테크노풍 불협화음과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에 펼쳐진 오페라적 고요함이 묘한 병치를 이룹니다. 특히 유럽 클래식이나 그랜드 투어처럼 프로 자전거 레이스를 실제로 관람한 적이 있다면 폭발적인 아드레날린과 시끌벅적한 응원 소리가 너무도 매력적이며 황홀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아실 텐데요. 팬이 이렇다면,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과연 어떨지 상상해 보게 됩니다. 클래식 캘린더의 시작과 마지막을 담당하는 이 두 개의 레이스는 각각 레이싱 시즌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설렘과 기대를 자아내고, 시즌을 매듭지으며 아련한 만족감과 차분함을 안겨줍니다.

De Ronde

Spring’s cruellest and most captivating

The race of the Flandrians,

The cobbles and chaos

Riders of elegance, martyrs of grit,

Simpson, Boonen, Cooke and Kopecky,

Hup hup hup! Crash-bang-wallop, 

Beer-fuelled fanatics from Belgium to Melbourne

Crammed on the Kapelmuur, Kwaremont, Koppenberg,

De Ronde the most beautiful, brutal and wild.

Il Lombardia

The calming mists and Falling Leaves

Our final and most mellow-flamed of Monuments;

Close-packed peloton beside the blinking sun,

The poetry of pedalling against history,

Speed-boats bob beneath the mountains’ shadows,

And the opera of Autumn wind, rain and the tifosi;

Coppi, Merckx, Nibali and Pogacar*,

Brianza, Sormano, Gallo and Ghisallo

Time moves fast, Il Lombardia per sempre.

*(아직) 프로 여성부 롬바르디아 레이스는 없다

이번 시즌, EF 프로 사이클링의 용감무쌍한 여성 및 남성 선수들은 치열하게 페달을 밟으며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알베르토 베티올(Alberto Bettiol)은 밀라노-토리노에서 우승을 당당하게 꿰차고, 클라라 에몬드(Clara Emond)는 지로 돈네에서 승리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습니다. 투르에서는 핑크빛의 사나이, 벤 힐리(Ben Healy)가 대담한 어택으로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니스에서는 리처드 카라파즈(Richard Carapaz)가 폴카닷의 주인공으로 멋지게 등극했습니다. 파리에서는 크리스틴 포크너(Kristen Faulkner)가 무려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행보를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라이더, 바로 라클란 모튼(Lachlan Morton)은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그래블 레이스인 언바운드에서 값진 우승을 일구어냈죠.

2024년은 라파에 있어 축배를 드는 해이자, 팀 선수들이 몸소 보여준 ‘좋은 디자인은 빠른 스피드로 이어진다’는 정신을 되새기는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 다가오는 길과 그 너머로 어떤 여정이 펼쳐질지 벌써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