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의 트레일 프로젝트를 통해 산악 라이더들은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한 동료애를 키우곤 합니다. 신체적으로 고된 작업으로 하루를 보낸 후 시원한 음료와 함께 호탕한 웃음을 나눕니다. 낯선 이 옆에서 종일 흙을 파내다 어느새 새로운 친구가 됩니다. 모닥불을 지피며 가장 대담했던 라이드를 이야기합니다. 고산 호수에 몸을 담가 하루 동안 엉겨 붙은 흙먼지를 씻어냅니다. 이런 경험 속에서 동료애와 우정을 쌓으며 새롭게 변화하는 자신을 마주합니다.
트레일 라이드 또는 레이스에서 고독이 줄곧 찾아오지만, 트레일에서 협력할 때는 어느새 하나의 공동체가 됩니다.
라이더로서 자연이 간직한 시간, 즐겁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으레 찾는 트레일을 우리가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특히 다음 세대를 포함한 모두를 위해 지속 가능한 트레일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라파에서는 이러한 목표 실현에 보탬이 되고자 트레일 구축 및 트레일 지원 프로젝트 단체로 장비, 시간과 기금을 전달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오리건 전역 MTB 환경을 개선하는 데 헌신하는 비영리 단체인 오리건 팀버 트레일 어소시에이션(Oregon Timber Trail Association)과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작업에 동참했습니다.
포틀랜드와 벤드 약 중간 지점으로 오리건 심장부의 캐스케이드 산맥 서부 깊은 곳에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은 더트 트레일이 하늘 높이 솟은 스카산 정상 아래 구불거리며 펼쳐져 있습니다. 올드 캐스케이드 크레스트(Old Cascade Crest)입니다.
이 지역 내 트레일은 수만 년 동안 이동로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푸른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 속으로 발을 디디면 현대 세계와 단절된 듯한 느낌까지 전해집니다. 거칠기 그지없고 다듬어지지 않은 길은 그 풍경만큼이나 고대 유물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이러한 트레일이 갑자기 생겨난 건 아닙니다. 바로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합니다. 다음 세대가 이 외딴 지역에 깃든 장엄함을 탐험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자연을 거스르며 노력한 사람들의 결과물과도 같습니다.
이 대륙의 한 자락은 식민지화되기 훨씬 전 몰랄라, 모독, 야후스킨, 파이우테, 칼라푸야, 클라카마스, 치누크, 테니노, 와스코, 위슈램 사람들이 공유하며 사냥, 낚시, 수집과 채석으로 삶을 꾸려왔습니다.
1930년대 초반 시민보호협회(Civilian Conservation Corps)에서는 새롭게 구축된 윌래밋 국유림 속 산불 감시탑을 잇는 트레일을 일궈냈습니다. 1980년대에는 토지 관리인들이 지역 내 여가 기회를 확보하는 데 새롭게 관심을 가지며 연결된 트레일을 개발했지만 10년도 채 지나기 전 기금 부족으로 여러 트레일은 야생 환경 속으로 흡수되고 맙니다.
그러다 2017년, 트랜스-캐스케이디아 레이스의 한 스테이지가 스카산을 무대로 열렸습니다. 레이스 개최일 1년 이상 전, 트레일 프로젝트 일꾼들은 쉼 없이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그동안 잠든 트레일을 정돈했습니다. 바로 오리건 팀버 트레일 어소시에이션(OTTA)이 참여하게 된 시점이었습니다. 이후로 OTTA는 옹호 프로젝트와 체계적인 자원봉사 활동으로 꾸준히 이 트레일들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올드 캐스케이드 크레스트는 오리건 팀버 트레일 후드 티어의 하이라이트로 1,070km 이상의 바이크패킹 코스가 주 전체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단체의 주요 프로젝트는 수일간의 더트 투어링에 이상적인 이 전설적인 코스를 관리하는 것이지만, OTTA는 스튜어드십 미션을 통해 모든 유형과 수준의 더트 라이더를 아우릅니다. 이곳에서 어떤 자전거를 타는 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공익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라파에서는 이 단체를 지원하게 되어 자랑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지난 주말에는 이들과 만나 실제로 작업을 돕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매일 아침에는 라파 MTB 모바일 클럽하우스에서 내린 향긋한 에스프레소를 음미한 후 이틀 동안 트레일 접근성 개선에 효과적인 벤칭, 잔해와 과도하게 자란 초목을 제거하는 브러싱, 트레일을 깨끗하게 정돈하는 청소와 형태를 잡는 작업을 위해 트레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트레일 구축 전문가인 아담 크레이그(Adam Craig)가 통솔자로 합류했습니다.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그는 XC 및 엔듀로 프로 선수에서 전업 옹호가이자 제품 개발로 전향한 이후 메인 카라바셋 지역의 슈거로프에서 트랙을 구축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8월 말 슈거로프를 방문하는 엔듀로 월드 시리즈를 앞두고 전에 활약하던 무대를 찾아 작업을 인솔하게 된 아담이 있었기에 든든하기만 했습니다.
그룹은 금요일에 도착해 재빨리 오랜 채석장에 캠프를 꾸린 후 시크시크콰(Seekseekqua)라고도 알려진 제퍼슨산에 고전미가 가득한 화산암을 배경으로 부드럽게 지는 석양을 감상했습니다. 본격적인 작업은 토요일에 시작되었습니다. 커피와 오트밀로 아침을 들고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 트레일 복원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약 90cm 너비의 벤치컷 트레일은 드센 진달래속 식물과 초목에 치여 녹음 속에 비좁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적절한 물 유출을 고려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오르막을 메운 시든 식물을 잘라내고, 내리막의 침식된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주말 끝자락에 다다랐을 무렵, 스카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께름칙한 다운힐은 깔끔한 라인과 짜릿함을 선사할 근사한 코스로 탈바꿈해 있었습니다.
이 트레일이 간직한 거칠고 투박한 모습은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앞으로 10년은 더 거뜬할 수 있도록 보강된 셈이었습니다. 그룹원 29명은 주말 동안 묵묵히 작업에만 집중했습니다. 온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갈아엎은 땅 위로 구불거리며 자리 잡은 트레일을 보고 있노라니 뿌듯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주말의 마지막이 가까워지며 기꺼이 시간을 나눈 동료 여행가들과 헤어진다는 사실이 아쉽게만 느껴졌습니다. 공통의 연결 고리는 자전거였지만, 난롯가에 둘러앉아 나눈 우정과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한 날들을 통해 진정한 유대가 형성되었습니다. 데일리 호수의 트래퍼스 뷰트에서 짤막한 수영을 즐긴 후, 언젠가 길 위에서 다시 만날 거라는 확신과 함께 작별을 고했습니다.
오리건 팀버 트레일에 관한 세부 사항 및 참여 방법은 Oregontimbertrail.org를 방문하세요.
라파의 트레일 옹호 활동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Rapha.cc/mtb에서 확인하세요.